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미애(62·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장관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건 처리를 놓고 대검찰청 신임 부장과 간부가 충돌한 것에 대해 “개탄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대검 간부 상갓집 추태 관련 법무부 알림'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보내 검찰 간부들을 질타했다.

추 장관은 "대검의 핵심 간부들이 지난 18일 심야에 예의를 지켜야 할 엄숙한 장례식장에서, 일반인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질렀다" 라며 “장삼이사(張三李四)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하여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법무검찰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장관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검사들이 장례식장에서 보여왔던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더구나 여러 명의 검찰 간부들이 심야에 이런 일을 야기한 사실이 개탄스럽다"고 재차 지적했다.

추 장관은 "법무부는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장삼이사는 장 씨의 셋째 아들과 이 씨의 넷째 아들이라는 뜻으로 성명이나 신분이 뚜렷하지 않은 평범한 인물 즉, ‘평범한 일반인’을 의미한다.

따라서 추 장관이 “장삼이사도 하지 않을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표현한 것은 공직자인 법조인이 평범한 일반인보다 못한 행동을 했다는 취지의 비판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밤 양석조(47·사법연수원 29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차장검사)은 동료 검사의 장인상 장례식장에서 심재철(51·27기)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에게 "조국이 왜 무혐의인지 설명해봐라", "당신이 검사냐" 등의 반말로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선임연구관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직속 상관에게 이 같이 반발하고 나선 이유는 심 부장이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를 무혐의 처분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 부장은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이 참석한 검찰 수뇌부 회의에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에 연루된 조 전 장관 기소에 대해 반대 입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심 부장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실제 심 부 조 전 장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대검 연구관에게 무혐의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력통'으로 분류되는 심 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법무부에서 정책기획단장과 대변인을 한 이력이 있다. 또한,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로 있으면서 추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도왔다. 지난 8일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옮겼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법무부가 검찰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직제 개편을 서둘러 추진하면서 현 정권 관련 수사팀을 교체하려 한다는 의혹이 커져가는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 이 같은 항명까지 벌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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