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1899~1978)의 '문학 강의'가 새로 나왔다.
지난 2012년 출간된 '문학 강의'가 러시아 문학의 최고 전성기인 19세기 활동 작가, 고골, 투르게네프,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고리키 등 작가 6명에 대한 안내서라면, 새로 출간된(역자 김승욱, 문학동네 출간) '문학 강의'는 제인 오스틴 '맨스필드 파크', 찰스 디킨스 '황폐한 집', 프란츠 카프카 '변신',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등 서구 고전을 함께 읽는다

나보코프는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의 후폭풍으로 독일로 망명했다가, 나치를 피해 1940년 미국으로 떠나 하버드, 스탠퍼드, 코넬대 강단에 섰다. 당시의 구술 강의를 정리한 책이어서 70년 전 미국의 한 강의실에 앉아 나보코프 교수의 강의를 듣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당시 그의 강의는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특히 사회경제적 조건이나 문학사적인 맥락을 배제한 채 오로지 작품 그 자체만 이해하는데 집중해 매학기 책상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수강 전쟁이 이어졌다.

이 책은 '보바리 부인'의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남긴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한다. "대여섯 권 정도의 책만 제대로 알아도 얼마나 대단한 학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플로베르의 문장을 인용해 독서 방식의 전환을 꾀한다. 독서란 궁극적으로 많이 읽는 것보다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좋은 독서'가 바로 작품 이해의 척도가 된다는 사실. "인간의 정신이 만든 예술이라는 귀하고 잘 익은 과일의 맛을 보기 위해서는 자신을 평소보다 조금 더 높은 곳으로 감아올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인생의 가장 좋은 것을 놓쳐버리기 십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강의 전반에 걸쳐 던진 질문은 최종적으로 단 하나였다. “걸작은 어떻게 걸작이 되는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나보코프는 스스로 자신이 쓴 영어 원작을 러시아어로, 또 러시아 원작을 영어로 옮기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또 연구활동이 누구보다 열심히 해 영어로된 단행본 연구서만 50여 권에 이르고, 수없이 많은 학위 논문, 연구 논문, 서평 등을 내놨다. 주요 작품으로는 '롤리타'와 '창백한 불꽃''을 비롯해 '세바스찬 나이트의 진짜 인생' '프닌' '재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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