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이리나 샤크로부터 남편을 빼앗은 레이디 가가엔 징벌적 악플 폭탄

서방측 일각에서는 공격적인 러시아 네티즌들을 부정적인 의미로 '트롤 부대'라고 부르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레이디 가가 징벌에 나섰던 '트롤 부대'가 '병든 바이칼 호수를 살리자'는 호소에 응해 '타이타닉호' 슈퍼 스타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45) 계정에서는 곧바로 '환경 파수꾼'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트롤은 원래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상상 속 괴물인데, 온라인상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사람, 혹은 게임에서 아군에게 오히려 피해를 주는 플레이어 등을 뜻한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스캔들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퍼나르고, 댓글로 여론을 바꾸기 위해 동원된 러시아 네티즌들을 미국 언론은 '트롤 부대'라고 불렀다. 군대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레이디 가가와 디카프리오 SNS 계정으로 달려간 러시아 네티즌들은 '트롤 부대' 이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현지 언론은 '러시아 핏줄에 대한 애착'에 따른 현상으로 본다. 이리나 샤크-브래들리 쿠퍼- 레이디 가가의 '3각 관계'에서는 '러시아 핏줄' 샤크와 두살배기 딸의 눈에서 피눈물을 나게 한 레이디 가가를 응징했다. 또 바이칼 호수 살리기에는 지난 2012년 '할머니가 러시아인'이라고 고백한 디카프리오를 '러시아인의 후손'이라 부르며 동참을 호소한 것이다.

[이리나 샤크와 브래들리 쿠퍼, 2살배기 딸의 단란한 모습/ 사진= 동영상 캡처]

물론 디카프리오는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한 환경운동에 적극 참여해온 슈퍼스타의 한명이다. 1998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통해 '환경 프로젝트'를 지원했고, 올해에는 '기후변화 대응 펀드'의 고문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어 댓글을 보면 그가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디카프리오가 최근 SNS에 올린 사진과 영상 등 게시물에는 '키릴문자'로 된 댓글이 수천개 이상 달렸는데, "너는 우리(러시아)의 것. 바이칼의 구세주" "할머니로 보면 너는 러시아인" "레부시카(디카프리오의 러시아식 이름)! 우리 바이칼을 구해다오!" "우리를 실망시키지 말라. 함께 바이칼을 구하자. 도와 줘!" 등이 주를 이뤘다.

시작은 바이칼 호수를 끼고 있는 부리야트 공화국의 수도 울란우데시의 한 공식 계정이 디카프리오에게 도움을 청하는 글을 올리면서 부터. 이 계정은 당시 "디카프리오는 유명 환경운동가이자 슈퍼스타"라며 "그에게 바이칼호의 환경문제에 대해 메시지를 보내자"고 했다.

이 호소는 '러시아인의 뿌리' 소문과 맞물리면서 디카프리오 계정은 난리가 났다. 해시 태그 #spastibaykal(러시아어로 바이칼을 살리자) #baikalnash(우리 바이칼) #savebaikal 등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savebaikal이나 #cleanRussia 등 관련 해시태그도 이어졌다.

레이디 가가의 계정에 러시아어 댓글이 붙기 시작한 것은 브래들리 쿠퍼가 레이디 가가와 열애설에 빠졌다는 타블로이드 신문의 보도 이후다. 두 사람은 대박을 거둔 영화 '스타 이즈 본(Star is born)'에서 찰떡궁합 연기를 보여준 뒤 가까워졌다. 한 연예인 채널이 최근 브래들리 쿠퍼가 레이디 가가와 살기 위해 두살배기 딸을 샤크에게 두고 떠난다고 전하자, 러시아 네티즌들이 폭발하고 말았다.

[ 레이디 가가와 브레들리 쿠퍼의 영화속 장면/ 사진= 동영상 캡처 ]

러시아어 댓글은 가가를 '하이재커(비행기 납치범)'라고 불렀고, "크림 반납, 우리는 돌아올 것이야 브래들리!"라는 우크라이나식 분노 표현(러시아가 병합한 크림은 여기서 레이디 가가를 뜻한다. 가가를 돌려주고 셰이크와 다시 합치라는 뜻)도 등장했다. 30만개의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이리나 샤크와 헤어지고 가가를 받아들이라고 권했다'는 브래들리 쿠퍼의 어머니 '글로리아 쿠퍼'에게도 악플이 쏟아졌다. '러시아의 폭동' '러시아의 복수' 등과 같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핏줄 애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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