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우리 젊은이들은 힘겹지만 거기에 도전했습니다. 친구들의 고민을 경청하고, 이를 위로해줄 한시를 고른 뒤 다정하면서도 냉정하게 진심어린 충정으로 위로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위로는 궁극적인 대안은 아닙니다. 허나 위로받아 가라앉은 마음이 전진할 여유를 회복해 행복을 찾아낼 수 있다면, 이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 가능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글을 읽어보면, 처음에는 밋밋하다가도 행간에 놓인 아름다운 우정을 볼 수 있습니다. 혈연도 지연도 학연도 넘어선 아름다운 정신인 우정, 이 마음이 꽃피우는 세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연 얼마나 목표에 도달했는지 확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희망이 쏘아졌다는 점입니다.

그닥 기껍지 않았던 강의시간, 그 속에서 어떤 울림도 주지 않은 채 흘려들었던 한시가 나의 삶을, 게다가 나의 마음을, 나아가 다른 사람의 삶과 마음도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다니! 뜻밖의 가능성을 만난 나는 기쁩니다. 그리고 걱정도 듭니다.

한시로 자신의 마음을 달랬던 청년들이 얼마나 성장했을까? 아니 더 나은 인간적 성숙을 이뤘을까? 사실 정신적 성숙은 순간에 이뤄지지 않습니다. 시 한 수로 인격적 성장을 보장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삶의 모멘텀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많은 인생의 방향을 조절하는 것은 찰나의 선택과 감정에 달려있기 때문이지요. 앞으로 한동안은 같이 공부하고 서로 위로했던 이들을 마음에 두고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그들이 수없는 변곡과 질주를 통해서 아름다운 무늬를 이루는 모습을 보려구요. 어쩌면 우리가 같이 공부한 한시로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려는 궁극적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맺은 인간적 관계를 성실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나아가 정직한 신뢰에 바탕하여 상대가 희망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정에 동반하기 위한 준비로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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