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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특강★시민의 인성] 김승룡 교수⑪ 한시의 새로운 가능성

[뉴스비전e] 위에서 학생들이 인용한 한시가 원작자의 의도대로 읽혔는지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시는 그렇다고 할 수 있고, 어떤 시는 전혀 다르게 읽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시의 창작 정황에 비추어 분석하고 의미를 따지는 것은 분명 학습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모험’은 위태롭습니다. 수백 년의 간극이 있는 옛 한시의 창작 순간과 21세기 한국의 대학생들이 놓인 상황이 같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더욱 위험합니다.

문명의 도구가 달라진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사람의 감성 역시 시간의 간극만큼이나 어긋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들 사이에 흐르는 감정의 보편성을, 유사성을 조금만이라도 확보할 수 있다면, 저는 대단히 성공적인 독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그 시 읽기가 지금 우리가 만난 고난과 상처를 위로해줄 수 있다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시는 대단히 매력적인 문학장르입니다. 보이지 않는 감정을 어렴풋하게 보여주고 나머지는 독자의 상상으로 채우라고 강요합니다. 그래서 정치적이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며 모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불확실함이 못내 아쉽기도 하지만, 따지고 보면 세상사 무엇 하나, 사람 마음 어느 것인들 분명하고 확실한 것이 있던가요? 시를 어렵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불확실성이 주는 모호함을 불편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시는 인간적입니다. 인간의 마음을 이보다 더 정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시는 글자 하나하나가 함축적일 뿐아니라, 그 글자들이 놓이는 배열과 조직에 따라 다양한 상상을 자극하기에 더욱 인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승룡 교수  laohu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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