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기공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조신(調身), 조식(調息), 조심(調心)으로 구성된 삼조(三調)를 통해 인체 내외의 기를 잘 조화시켜 무병장수를 이루는 건강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조신은 자세를 바르게 갖추는 것이고, 조식은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며, 조심은 의념이나 잡념을 버리고, 마음 집중의 극치에 도달하는 입정(入定)에 드는 것을 말한다.

동양에서는 인간의 생명 구성요소에서 기의 존재를 인정하는 한편, 서양에서는 이에 대해 포괄적인 의미로 수용한다. 동양과 서양의 생명 개념을 보면, 예외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동양의 경우, 몸과 마음이 하나인 일원론에 두고 있으며, 서양의 경우, 몸과 마음을 구분한 이원론에 두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생명 개념

 

동양의 생명 개념은 형, 정, 기, 신에 두고 있으며, 서양의 생명 개념은 몸과 마음에 두고 있다. 그래서 동양과 서양에서 생명을 유지, 관리하고 치유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동양무예에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육체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수련해야 하며, 이를 심신합일(心身合 一)이라고 한다. 이때 기수련이 중요한데, 그 주요 방법으로 내삼합(內三合)과 삼도(三到)가 있다.

내삼합은 마음과 의념의 합, 의념과 기의 합, 기와 힘의 합을 말하는 것이며, 삼합은 의념의 도달, 힘의 도달, 기의 도달을 가리킨다. 여기서 힘은 의념과 형이며, 구체적으로 몸의 교감으로 나타난다. 

기수련인 기공은 연기(練氣)와 양기(養氣)로 구분된다. 연기는 기력의 운영을 목적으로 하며, 호흡을 방법으로 하고, 부드럽게 힘이 없이 수련을 하다가 강하고 힘이 있게 하는 것이며, 강함을 부드럽게 하는 것을 최고로 여긴다.

우리가 아는 태극권의 ‘강유상제 방위동경(剛柔相濟方爲懂勁)’의 원리와 같이 강함과 부드러움이 함께할 때 비로소 힘을 이해하게 되는 것과 같다. 양기는 도를 수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우주의 진의를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동작의 본성 활동을 통해 신체 동작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한다. 연기의 끝은 양기의 시작이며, 연기는 신체를 부드럽게 해 심령의 한계를 극복하게 한다. 마음을 비우고 신체의 안정을 찾은 양기의 명심견성(明心見性)은 신체의 본성동작을 심신의 경지에 도달하게 한다.

그래서 무예 수련에서 기수련은 근본적인 무예 수련의 과정 중 하나이며, 이를 통해 심신의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회복이 가능하게 되고 치유와 연결된다. 이러한 무예의 기수련을 통한 치유 방법은 다양하다.

태극권과 같은 내가권(內家拳) 수련을 통한 방법이 있으며, 호흡을 활용한 기수련 방법 등이 있다. 여기서는 이 글을 읽고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기수련 방법인 육자결호흡법(六字訣呼吸法)을 소개하고자 한다.

육자결호흡법은 중국과 대만에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되고 알려진 방법이다. 호흡을 통해 오장육부에 삼초가 더해진 육기(六氣)를 보호하는 호흡으로 음에 해당하는 오장과 양에 해당하는 육부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며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 주의할 점은 수련 대상이 기를 느낄 수 있는 연령대의 남녀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변성기가 지난 후에 가능하며, 여성은 생리가 시작된 이후에 기를 느낄 수 있다. 그 이전에 호흡이나 태극권, 그리고 기공 등 기와 관련된 수련을 아무리 설명하고 지도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기 그 자체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호흡은 입으로 숨을 내쉬고, 코로 숨을 들이쉬되 가급적 단전(丹田)까지 호흡이 전달이 될 수 있도록 깊이 내쉬고 들이쉰다. 자연호흡을 3회에서 5회 정도 한 다음 내쉴 때 아래의 각 항목에 해당되는 숨소리를 내며 내쉰다.

예를 들어, 자연호흡을 3회 한 다음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크게 ‘쓰’라고 한다. 같은 방법으로 최소 20회에서 30회를 천천히 하며, 매일 횟수를 증가시킨다. 수련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은 유지해야 하며, 수련 후에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육기의 각 기관에 회복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하루에 아래 여섯 가지 방법을 모두 수련해도 되지만,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두 가지 방법을 집중해 수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박귀순 교수는...

영산대 태권도학부 동양무예전공 교수. 대만국립사범대와 일본국립가나자 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무예사’, ‘한·중·일 무예교류사’, ‘무예사상· 철학’, ‘체육철학’, ‘체육사’ 등을 중심으로 한 이론과 우슈를 비롯한 동양무예 실기를 가르치며, 무예를 통한 치유의 가능성과 방법, 효과 등을 설파하며 실용적인 학문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무예 실기에 치중된 무예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이론과 인성을 겸비한 미래지향적이고 화합할 수 있는 무예, 체육인이 성장할 토대를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무예의 역사·문화적 조명》(공저, 2004), 《體育ㆍスポ?ツ史の世界-大地と人と歷史との?話-》(공저, 2012), 《한국체육사》(공저, 2015), 《한국체육인명사전》(공저, 2015), 《한국의 스포츠학 70년》(공저, 2017), 《동양무예의 연구-한국의 무예도보통지의 24반 무예 형성을 중심으로-》(2017) 등이 있다. 그리고 국내는 물론 중국, 대만, 일본, 그리고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the History of Sport>(SSCI) 등의 저명 학술지에 무예와 체육·스포츠와 관련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동북아시아 체육·스포츠사학회 최우수논문상(2005)과 한국체육사학회 우수논문상(2016)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영국 러프버러대(Loughborough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활동하며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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