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고소 왜 안 하나?" 묻자 커뮤니케이션팀 문석준 과장 “검찰 수사 결과 봐야 ”···“프로포폴 상습 투약 가능성?"엔 "없다" 말 못해

[뉴스비전e] 지난 5월 13일 강남구 청담동 H성형외과가 압수수색을 받았다. 벌써 세 번째다.

검찰은 수사관 7명을 투입해 18시간을 수색한 끝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이 제기된 2016년 즈음 1년치 진료기록을 확보했다. 이 사장에게 투약한 프로포폴을 다른 환자들에게 투약한 것으로 조작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언론 보도 당시 (개인적 문제임에도) 호텔신라 커뮤니케이션팀을 통해 “2016년 왼쪽 다리에 입은 저온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 수술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수차례 해당 병원을 다닌 적은 있지만 불법 투약을 한 사실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간호조무사는 허위사실로 이 사장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고, 증언만으로 이를 보도한 언론사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 사장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호텔신라의 명성과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음해를 가한 것이다.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이 사장도 호텔신라도 ‘거짓’으로 ‘누명’을 씌운 제보자와 언론사에 어떤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그 정도로 이 사장이 대인배이거나 호텔신라가 자사의 억울함조차 피력하지 못할 정도로 홍보 능력이 없는 것인가?

이 사장에 대한 집중탐구기사를 연재하고 있는 <뉴스비전e> 재계탐사팀은 이에 대해 호텔신라 측에 그 이유를 물었다.

커뮤니케이션팀 문석준 과장은 “검찰수사 결과를 보고 나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이 사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는 확답을 주지 못했다. 홍보팀조차도 이 사장의 해명을 100% 확신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의 입장 발표 당시만 해도 커뮤니케이션팀은 “사실이 아닌 추측성 보도를 확대 재생산하지 않도록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그런데 검찰의 해당 성형외과 압수수색이 거듭되면서 커뮤니케이션팀이 “사실무근”에서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사실상 입장을 바꾼 셈이다.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실이 없으면 없는 것이지,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제보자와 언론사에 대응하겠다는 것을 납득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이에 대해 문 과장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정작 ‘사실이 아닌 추측성 보도를 재생산하는' 쪽은 언론사들이 아니라 오너와 검찰의 눈치를 번갈아 보며 납득할 수 없는 궤변을 늘어놓는 호텔신라 커뮤니케이션팀이다.

이번 사안은 법적 분쟁이나 법리 해석의 문제가 아니다. 프로포폴을 투약했는지, 안 했는지는 이 사장 본인이 아는 일이지,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인정하고 말고 할 일이 아니다.

이 사장과 홍보팀이 기다리고 기대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불법 투약을 했어도 검찰이 ‘혐의 없음’으로 발표하면 무고에 대해 대응하고, 불법 투약을 한 적이 없어도 검찰에 의해 혐의가 인정되면 무고에 아무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커뮤니케이션팀이 진실을 감추며 언론 탓만 한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홍보팀이 자사 CEO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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