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어디가 좋아요?”, “저렴하나요?”, “안전한가요?”

여행사 직원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면서 여행사 직원이 가장 싫어하는 질문이다. 적어도 여행과 관련해서는 ‘우문현답(愚問賢答)’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내가 경험에서 터득한 지혜다. 제대로 물어야 제대로 된 답을 얻을 수 있다. 여행 중 길을 물을 때 목적지를 정확하게 말해주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여행은 ‘현문현답(賢問賢答)’이다.

 
◇“어디가 좋아요?” 

여행자의 성향과 동반자, 여행 시기와 목적 등에 따라 달라진다. 누구에게는 동남아 휴양지가 최고일 것이고, 누구에게는 중국 산악트레킹이나 유럽 배낭여행이 최고일 수 있다. 우문을 현문으로 바꾸면 이렇게 될 것이다.

 

“유아 동반 가족여행으로 괌과 사이판 중 어디가 가성비가 좋고 휴양 목적으로 적합한가요?” “자전거 동호회 회원 20여 명과 해외 라이딩 투어를 계획 중인데, 대만 중부지역은 어떨까요?”

이렇게 물어보면 기대 이상의 현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저렴하나요?” 

역시 물어보나마나한 우문이다. 아무리 비싼 상품도 여행사는 “싸다” 하고, 아무리 싼 상품도 여행객은 “비싸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행객들은 가성비가 나쁠까, 바가지를 쓸까 노심초사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여행사간 치열한 경쟁 탓에 바가지는 깨진 지 오래다.

 

여행상품의 수익률은 일정한 편이다. 비싸다고 여행사가 큰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다. 여행사 수익률은 생각보다 낮다. 그래서 여행객들이 주의해야 할 것은 바가지가 아니라 싼 가격에 숨어 있는 나쁜 품질이다. 너무 저렴한 상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보이지 않는 서비스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싼 게 비지떡’이고, ‘공짜점심’이 없듯이 ‘공짜여행’도 없다.

◇“안전한가요?” 

세상에 100% 안전한 여행은 없다. 아무리 안전한 지역으로 간다 해도 여행은 약간이라도 모험이 따른다. 어쩌면 그런 모험성이 여행을 떠나는 동기이기도 하다. 여행사에 여행지의 안전 여부를 물어볼 수는 있겠지만, 판단은 여행자의 몫이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

여행상품을 파는 여행사 직원이 그 지역이 위험하다고 말할 리는 만무하다. 여행사 직원의 답변은 선택일 뿐이고, 외교부 해외안전여행(www.0404.go.kr)에 접속해 여행경보제도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해당 지역의 커뮤니티 카페 등에 가입해 실시간으로 현지 소식을 확인하는 것도 현명하다. 여행사에서 안전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더라도 긴 급상황 발생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블랙쪼=여행업계에 몸담고 있는 여행전문가. 여행을 주제로 칼럼을 쓰고 강연도 한다. 여행 산업과 트렌드 분석이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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