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끊임없이 여행을 떠나고 싶은 것은 꼭 어느 좋은 곳에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금 있는 곳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서가 아닐까 싶다.

낯선 곳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도 짜증보다는 즐거움이 더 큰 이유가 뭘까? 우리가 사는 곳에서 짊어진 삶의 무게보다 묵직한 여행 가방이 더 가볍게 느껴지고, 사는 곳의 익숙함보다 여행지의 낯섦이 더 편안하다니.

여행지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생활공간에서 겪는 편치 않은 인간관계와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여행지에서는 현지인들과 언어소통이 잘 안 되더라도 다투지 않을 것이다. 누가 좀 실례를 한다고 쉽게 화를 내지도 않을 것이다. 그 나라 정치도 경제도 문화도 이방인 입장에서야 다소 못마땅해도 봐주고 넘어갈 것이다.

그냥 잠시 머무는 곳이니까 모든 걸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아서라기보다 마음이 넓어지는 것이 여행의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

그렇다면 돈과 시간을 쓰며 여행하지 않고도 여행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 여행자처럼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다.

낯선 곳에서 만난 외국인을 대하듯 너그럽게 동료를 대하고 일이 좀 힘들더라도 여행하면서 견문을 넓히려 발품 판다 생각하며 즐기는 것이다. 사실 인생도 전생과 다음 생을 생각하면 짧은 여행일 테니까.

 

◆ 저자 김을호

독서활동가(WWH131 키워드(패턴) 글쓰기 개발자) 서평교육, 청소년·학부모·병영 독서코칭 전문가

독서에도 열정과 끈기,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독만권서, 행만리로, 교만인우(讀萬券書 行萬里路 交萬人友, 만 권의 책을 읽었으면 만 리를 다니며 만 명의 친구를 사귀어보라)’를 실천하는 독서활동가. 

대학원에서 학습코칭전공 주임교수로 재직했다. ‘책 읽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책 읽는 우수 가족 10만 세대 선정’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국민독서문화진흥회 회장으로 독서문화 진흥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제21회 독서문화상’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저서로 《필사로 새겨보는 독서의 힘》 《독공법》 《아빠행복수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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