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1880년 여름 미국 메릴랜드. 이 집 저 집 찾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고학생이 있었다.

저녁이 되자 지칠 대로 지쳤고 배도 고팠다. 주머니에는 10센트짜리 동전 하나밖에 없었다. 그 돈으로는 뭘 사먹을 수도 없었다.

‘다음 집에 가서 먹을 걸 좀 달라고 해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걷다가 어느 집 앞에 도달했다. 문을 두드리자 소녀가 나왔다. 배고프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물 한 잔 주실 수 있나요?”

소녀는 얼른 들어가 물잔을 들고 나왔다.

그런데 큼지막한 잔 속에는 물 대신 우유가 가득 담겨 있었다. 젊은이가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아챘던 것이다. 젊은이는 우유를 단숨에 마셨다. 온몸에서 힘이 솟는 듯 했다.

“우윳값으로 얼마를 드리면 될까요?”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누군가를 배려하고 싶다면 돈을 받지 말라고 엄마가 말씀하셨거든요.”

그 날 우유 한 잔과 소녀의 따듯한 한마디는 이후 젊은이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큰 힘이 되었다.

10년 남짓 시간이 흘렀다. 성인이 된 소녀는 가엽게도 큰 병에 걸리고 말았다. 그 지역 병원에서는 감당할 수 없어 큰 도시에서 전문의를 모셔와야 했다.

‘하워드 켈리’라는 의사가 그녀를 치료하게 되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여인은 퇴원을 앞두고 치료비 청구서를 받았다. 비용이 엄청나게 나올 것이라 걱정하며 봉투를 뜯었다. 청구서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우유 한 잔으로 모두 지불되었음.』

하워드 켈리는 그 옛날 소녀에게 우유 한 잔을 얻어 마신 바로 그 젊은이로 훗날 존스홉킨스병원의 설립자가 된다.

 

◆ 저자 김을호

독서활동가(WWH131 키워드(패턴) 글쓰기 개발자) 서평교육, 청소년·학부모·병영 독서코칭 전문가

독서에도 열정과 끈기,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독만권서, 행만리로, 교만인우(讀萬券書 行萬里路 交萬人友, 만 권의 책을 읽었으면 만 리를 다니며 만 명의 친구를 사귀어보라)’를 실천하는 독서활동가. 

대학원에서 학습코칭전공 주임교수로 재직했다. ‘책 읽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책 읽는 우수 가족 10만 세대 선정’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국민독서문화진흥회 회장으로 독서문화 진흥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제21회 독서문화상’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저서로 《필사로 새겨보는 독서의 힘》 《독공법》 《아빠행복수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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