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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김의 포토에세이③ 마음의 화상

[뉴스비전e] 한참을 혼자 걷다 구멍가게 하나를 발견하고 들어갔습니다. 무엇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동무가 필요했습니다.

물건 값을 물어보자 가게 아이가 상냥하게 대답했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더 하고 싶어 고개를 드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의 몸은 온통 화상 자국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나는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습니다.

놀랍게도 대화를 이끌어간 쪽은 내가 아니라 아이였습니다. 아이는 온몸을 뒤덮고 있는 화상 자국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밝은 목소리로 마을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마을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가 장애를 의식하지 않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소개하는 마을 사람들은 아이의 모습을 장애로 보고 있지 않았습니다.

몸에 화상 자국이 있는 아이는 장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에 마음이 건강합니다. 나는 화상 자국이 없지만 마음에 그보다 심한 장애가 있었는지 모릅니다. 아이와 마을 사람들은 나에게 그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나는 아이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음료수를 한 병 샀습니다.

 

 

 

알렉스 김 

아이들의 꿈을 찍는 포토그래퍼. 내셔널지오그래픽 인물상 부문 수상자. 알피니스트. 신세대 유목민. 파키스탄 알렉스초등학교 이사장. 원정자원봉사자. 에세이스트. 

이름은 알렉스이지만 부산 사투리가 구수한 남자. 스무 살 때 해난구조요원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무작정 배낭을 메고 해외로 떠났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무엇이든 카메라에 담았다. 하늘, 햇빛, 바람, 구름, 그리고 사람들을 보며 깨달음을 얻었다. 자연의 위대함에 겸손을 배우고, 하늘마을 사람들을 만나며 욕심을 내려놓고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은 스승이 되었고 친구가 되었다. 척박한 환경과 가난 때문에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파키스탄에 알렉스초등학교를 지었다. 65명의 학생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자선모임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여행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을 나누고 현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서울에서 ‘알렉스 타이하우스’라는 태국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봉사단을 조직해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고산지역 오지마을로 식량, 의약품, 학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현재 파키스탄 오지에 두 번째 알렉스초등학교를 짓기 위해 후원회를 조직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에 머물며 김만덕기념관이 추진 중인, 지역 어르신 1,000명에게 장수사진을 찍어주는 ‘어르신 장수효도사진 나눔사업’에 재능기부 포토그래퍼로 활약하고 있다.

알렉스 김  alexjo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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