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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최정우 집중탐구① 안전한 ‘바지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posco

[뉴스비전e 탐사보도팀] 포스코만큼 잘 알려진 회사도 없지만, 그런 포스코의 사령탑인 최정우 회장처럼 덜 알려진 경영자도 없을 것이다.

이런 아이러니는 포스코의 불투명성과 역대 회장들의 불명예로움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7월 신임 회장이 발표될 때까지 포스코 안팎에서 그가 회장이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회장으로 추대된 지 100일이 훨씬 더 지나고 100대 개혁안까지 거창하게 발표했지만 정작 최정우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포스코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비리와 국정농단에 역대 회장들이 연루된 만큼 새 회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그래서 최 회장은 더욱 의외였다.

개혁가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해도 최 회장처럼 아무 특징 없는 인물이 선임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최 회장 선임은 이사회가 회장 선출 과정을 공개하지 않은 저의가 있었다는 의구심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최 회장을 두고 덕장(德將)이라는 평판이 있긴 하지만 이렇다 할 강점이 없는 리더에게 붙여주는 의전용 타이틀이 바로 덕장이다.

최 회장은 잘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2인자는커녕 넘버10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후보였다.

포스코 홍보실은 최 회장에 대해 비(非)철 부문 최초, 비(非)서울대 출신 최초, 비(非)엔지니어 최초임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비주류라는 얘기다.

비주류이기 때문에 신선하다는 의미 부여는 포스코의 고질병 같은 엘리트주의를 반영한다.

21세기에 이런 식의 분리주의 인사관을 가진 기업은 아마도 포스코가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다.

서울대를 나오지 않고 공대 출신이 아니고 ‘철’ 부문에 입사해 근무하지 않았으면 포스코 회장이 될 수 없다는 불문률이 있었음을 커밍아웃한 셈이다.

포스코는 육사를 나온 정치군인이 초대 회장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최 회장이 비주류라 해도 전혀 신선할 건 없어 보인다. 비주류를 회장으로 추대한 주역들이 여전히 주류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신임 회장 선출 과정에서 원로들(중우회)로부터 후보를 추천받았다고 밝혔다.

임직원들의 추천도 받았다고는 했지만 포스코처럼 보수적인 조직 분위기에서 직원들의 의견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을지는 매우 회의적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posco

포스코측은 최 회장을 적임자라고 하지만 ‘안전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안전한’ 사람이란 모든 것을 알면서도 입을 닫고 눈감아줄 수 있는 사람, 드러나지 않아 잘한 것도 못한 것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 적폐에 대해 책임져야 할 장본인들이 막후에서 손쉽게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어쩌면 최 회장은 그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일지 모른다.

최 회장에게 포스코를 혁신할 의지는 있는 것일까.

최 회장은 개혁을 말하고 있지만 개혁과는 거리가 먼 CEO라는 게 회사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다.

개혁이니 혁신이니 말은 쉽지만 개혁과 혁신이란 말처럼 섬뜩한 것도 없다. 가죽을 새로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이다.

전 회장들이 포스코에 어떤 해사행위를 했는지, 그것을 묵인하고 동조하고 실행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또 그들에게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 같은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면 포스코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정작 최 회장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지금 포스코에 필요한 리더는 사람 좋은 덕장이 아니라 가죽을 벗겨내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적폐를 청산할 리더다.

최 회장은 포스코 임직원들로부터 포스코의 개선 아이디어를 듣겠다며 이른바 ‘러브레터’를 받아 왔다.

포스코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개선 아이디어가 아니라 개혁 의지다. 그것은 직원들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책임지고 할 일이다.

최 회장은 한가하게 편지나 주고받을 게 아니라 통렬한 반성문을 쓰고 자신의 직을 걸고 강력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바지회장’이라는 불명예를 떨칠 유일한 방법이다.

어쩌면 최 회장은 가장 포스코맨다운 포스코맨일지 모른다. 그것이 문제다. 변화가 필요한 포스코에 포스코다움은 치명적 걸림돌이 된다.

포스코는 여전히 투명하지 않다. 적어도 주주와 국민의 눈에는 그렇다.

최 회장이 단순한 ‘강화도령’, ‘바지회장’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비교적 최 회장을 잘 안다는 한 인사는 이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 개혁 대상 범위에서 자유로운가?”

최 회장의 행적을 면밀하게 되짚어봐야 한다.

(포스코 최정우 집중탐구② '행동대장의 야망'에서 계속)

탐사보도팀  news@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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