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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비ⓔCEO] 구광모의 대망 ②권영수는 藥일까? 毒일까?

[뉴스비전e 특별취재팀] 권영수 부회장은 ‘삼성맨 같은 LG맨’이다. 공부도 늘 1등이었다. ‘경기고-서울대’, LG전자 ‘최연소(30대 초반) 부장’, ‘50세 전 사장’이란 타이틀만으로도 그의 승부욕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LG필립스LCD, LG디스플레이 사장을 거쳐 2012년에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에 올랐다. ‘1등 제조기’, ‘1등 DNA’라는 수식이 붙은 것도 이때다. 그가 맡은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은 정말로 세계 1위가 되었다.

그는 1등 기업에 대한 콤플렉스가 강하다. 2등 직원들이 늘 못마땅하고 답답한 1등 CEO다. 1994년 LG전자 심사부장 시절 부하직원들을 모아놓고 “도대체 회사가 어떻게 되려고 이 모양이냐? 이대론 정말 안 된다!”며 구자경 회장의 의사결정에 맞서다 미국법인으로 ‘귀양’을 간 일도 있다.

‘냉혹한 승부사’처럼 1등에 집착하는 것은 그의 가족사와 무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박정희 정권 시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보안사령부 실세였고, 그의 장인은 한때 재계 7위까지 오른 국제그룹의 양정모 회장이다. 하지만 권력은 무상하고 새로운 권력과 함께하지 못한 부는 더욱 무상했다.

국제상사는 21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7위까지 랭크됐지만, 양 회장이 전두환 정권에 밉보여 그룹은 해체되고 말았다. 1993년 헌법재판소는 국제그룹 해체를 위헌으로 판결했지만, 양 회장은 주식을 돌려받지 못한 채 울분 속에서 2009년 생을 마쳤다.

권 부회장이 경영스타일을 고집한다면 LG의 2등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것이 능사일까? LG유플러스 재임 시절 그는 가입자 수를 1,300만까지 늘려놨다. 결과만 보면 그렇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가운데 지난해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됐다는 오명을 얻었다. 위약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상당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총 보수 15억8,900만 원을 챙기며 이동통신사 CEO 중 ‘연봉킹’의 영광을 안았다.

LG는 ‘인화’다. 경영권 분쟁을 차단하기 위해 조선 왕실처럼 ‘장자승계’ 원칙을 지켜 아직 경영수업을 마치지도 않은 40세 장손을 회장으로 앉혔을 정도다. 

경영전략도 양반스럽다. 삼성의 1등전략은 프리미엄이 있지만, LG의 2등전략은 1등에 비해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었다.

구본무 회장은 생전 “부정한 방법으로 1등을 할거면 차라리 2등이 낫다”며 정도경영을 외쳤다.

일등지상주의는 부작용을 만들게 마련이다. 오너들은 대체로 겁쟁이다. 무리하지 않는 것은 자기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망해도 내가 망하는 게 아닌 사람’에게 회사를 좀처럼 맡기지 않는다.

권 부회장은 10여 년 전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가능하면 60세까지 회사 다니는 거죠. 그밖에 딴 생각은 안 합니다.”

그는 62세로 그룹의 실세가 되었다. 그는 지금 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특별취재팀  news@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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