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현도 코윈스 대표 >

연말연시가 되면 여기저기서 감사의 문자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사실, 수많은 감사 메시지에 일일이 답문을 하는 것도 큰 일(?)이다.

일단 상대방에 맞게 메세지를 작성하는 것도 번거롭지만,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려니 눈이 침침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 이용이 전 연령층에 걸쳐 일상화되고 있다.

40대는 물론이거니와 필자와 비슷한 50대 중반의 나이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이처럼 중장년층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중장년층 스몸비(smombie) 증가’라는 새로운 사회적 현상까지 생기고 있다고 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비율은 19∼29세가 66.6%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30∼39세(52.9%), 50세 이상(47.2%), 40∼49세(43.2%)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2013년 대비 25%나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현대해상은 보고서 말미에 올바른 사용습관 장려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곁들였다.

< 사진 / 현대해상교통기후환경연구소 >

스몸비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로 스마트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 이다.

걸으면서도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하다보면 사고 발생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보험회사에서 이런 조사를 했겠지만, 50대 현대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금은 서글픈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필자가 기자 생활을 하던 15년전만 하더라도, 핸드폰과 삐삐를 들고 다니며 나름 바쁘게 살았다.

물론 그 때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지만, 지금처럼 '스마트폰 없으면 불안해서 못살겠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휴대폰과 호출기는 그저 내 업무를 도와주는 기기에 불과했다.

또한 바쁜 짬을 내서라도 서점에 가서 책을 사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지인에게 보낼 카드를 구입해 일일히 손으로 인사말을 적어 우편으로 부치곤 했다.

사실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스마트폰은 꼭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유는 '벌써 늙어서 스마트폰도 안 쓰는거야?'라는 비아냥 섞인 핀잔이 듣기 싫어서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늙은 아버지·할아버지 소리를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IC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앞으로 스마트 기기 사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삶은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이러한 기기들은 당연히 널리 전파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제품들 뿐만 아니라, 올바르게 사용하고 적당히 쓰는 문화도 정착시켜야 하지 않을까?

특히, 유행이나 트렌드에 뒤떨어진 사람들을 무시하는 사회 풍토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상대방의 의견이나 취향을 그대로 존중해주는 문화가 퍼져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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