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천억 예산 미 국토안보부 프로젝트 '데이터 처리' 논란... 상원의원, 일시 중단 필요성 주장

[뉴스비전e 장연우 기자] 미국에서 대대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공항 생체인식시스템에 대해, 수집 정보에 대한 적절한 사용 여부 등 법적인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조지타운 법대의 기술센터 연구원들이 수집된 정보에 대한 법적 문제 및 인식 기술의 불완전성 문제 등을 보고서를 통해 발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서명이후 1조원을 들여 미국내 공항 전역에 설치를 추진하는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 역시 신공항 등 주요 공항에 홍채 및 손바닥 정맥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생체 인식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제도적·기술적 문제점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진 / 뉴욕타임즈>

◆미국 공항 안면 인식 시스템, 부적절한 데이터 수집 논란

조지타운 법대 연구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미국 국토안보부가 도입하려는 안면인식 시스템으로 인해, 부적절한 데이터 수집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결론을 담았다.

미 국토안보부는 1조원의 예산을 들여, 비자기간 초과 등을 확인하기 위해 외국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에 대한 안면인식검사 도입을 추진중이다.

뉴욕타임즈는 조지 타운 대학 법대의 프라이버시 및 기술 센터의 연구원들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 국토안보부의 새로운 안면인식 기반의 생체인식시스템은 연방법 집행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로 12개 공항에 설치될 것이며, 결국 데이터 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개인 정보를 침해하는 도구'라고 판단했다. 

또 보고서에서는 수십개의 국토안보부 문서를 검토한 후, 안면인식 스캔의 정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안면스캔 기술이 에러 비율을 높은데다가 편견에 노출되기 쉽다고 지적하며, 특히 여성들과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 대해선는 정확한 식별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연구에 참여해 보고서를 작성한 해리슨 루돌프의 말을 인용해 "이는 미 국토안보부가가 추진하는 안면인식시스템 설치를 통해 어떤 이득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10억달러(1조2천억원)나 들이는 이 프고그램의 필요성에 대한 증거를 국토안보부는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 국경보호국 현장 운영 부국장인 존 와그너는 "안면인식 스캔 검사의 정확성은 최소 90%에 달하고, 성별이나 인종편견 문제는 일으키지 않는다"며 "다른 조사를 요청해 검사율을 보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 / dailymail>

◆민주당 상원 의원 등 우려 표명..."적절한 해명 나올때까지 도입작업 중단해야"

이번 보고서는 국토안보부가 2018년 국제선을 보유한 미국내 모든 공항에서 안면 인식 스캔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면서 나왔다. 

미국 국토안보부은 애틀랜타, 보스톤, 뉴욕과 워싱턴에 있는 몇몇 항공사들과 제휴해 생체인식 기반 프로그램을 그간 테스트해 왔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를 통해 부적절한 데이터 사용 우려와 기술의 불완전성이 지적되면서, 미국 상원 의원들은 보고서에서 확인된 사생활과 법적 우려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나올때까지 얼굴 스캔을 지연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구 보고서를 작성한 로라 모이는 데이터를 적절한 곳에만 사용하겠다는 정부의 약속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안면인식 스캔으로 수집된 데이터 관리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는 데이터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생각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체인식시스템 도입 추진중인 한국...문제 없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행정 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국토 안보부 관리들은 생물 측정 시스템을 공항에 도입하는 작업에 속도를 높여 왔다.  

뉴욕타임즈는 미국에 이어,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의 수십개국이 공항에 지문, 홍채, 얼굴인식 등 생체인식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이외 다른 국가들 역시, 데이터 처리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생체인식의 기술적 한계에 대한 완벽한 보완없이 이를 도입하고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 / 한국공항공사>

한국 역시 신공항 등 국내 주요 공항에 홍채·손바닥 정맥으로 신분을 확인하는 생체인식 시스템 도입을 하반기 발표한바 있다.  

김해, 제주 등 신공항과 김포공항를 시작으로 향후 생체인식 출입국시스템, 보딩검사 자동화, 셀프환승 등 미래기술 솔루션을 공항에 도입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8월 한국공항공사가 이 계획을 설명할 당시 예로 들었던 미국,영국,네덜란드 등 도입사례국 가운데,  정작 미국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법무부, 보안기관, 세관, 검역, 항공사 등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논란도 분석해, 정책적 보완점을 살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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