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플랫폼을 선점하는자가 AI 세상을 지배한다."

올해 역시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꼽을 수 있는 말은 플랫폼 선점이다. 

본격화될 인공지능 시대에 플랫폼 등 생태계를 지배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와 같은 AI 플랫폼 경쟁 기조는 올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올해 가장 경쟁이 심화된 분야는 AI 비서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 중심의 AI 비서시장에 국내 기업들도 연이어 뛰어들면서, 국내외 기업간 치열한 경쟁이 벌이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이 AI 비서 누구를 출시한데 이어 연초에 KT가 '기가지니'를 내놨고, 이후 네이버, 카카오, LG유플러스 등 다른 사업자들도 인공지능 비서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공지능 플랫폼 선점 전쟁이 벌어지는 분야 중에서 가장 치열한 곳이 AI 비서 시장이다. 

<사진 / 각사 제공 뉴스비전e 편집>

◆"앞으로 다가올 IoT 세상과의 첫 교차점" 

AI 스피커 분야부터 경쟁이 치열해 지는 배경은 IoT 시대를 염두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IoT 인프라와 인공지능 기술이 맞물리는 첫 교차점으로 전문가들은 AI스피커를 지목한다. 

박상규 ETRI 지능정보연구본부 본부장은 최근 금융 및 기업 전문가들이 모인 세미나에서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단순한 선점 경쟁이 아닌, AI 스피커는 앞으로 다가올 IoT 세상에서 사용자들에게 제공될 첫 플랫폼"이라며 "AI를 통해 온라인 오프라인을 지배하려는 기업들의 전략이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정제화된 데이터 없이도 된다"....'알파고제로'가 깨버린 고정관념

올해 세계 컴퓨터 장기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장기 소프트웨어 '엘모', 체스 세계대회를 제패한 '스톡피시'.

이들은 기존의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설계된 최강의 로직이었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 제로(Alphago Zero)는 스스로 학습한지 각각 2시간과 4시간만에 엘모와 스톡피시를 이겼다. 

<사진 / 구글 딥마인드>

강화학습을 더욱 강화한 새로운 버전의 '알파고 제로'에게는 한국의 이세돌, 중국의 커제를 바둑에서 누른 '알파고'도 맥없이 무너졌다. 

흥미거리를 넘어서, 인공지능 분야에서 알파고 제로가 남긴 족적은 "정제된 데이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이다.

알파고제로는 백지상태에서 학습을 시작해 기존 각분야 세계 최강의 소프트웨어를 눌렀다.  

이는 머신러닝에 필요한 빅데이터를 위해서는 '아무런 데이터'가 아닌 '정제된 데이터'가 뒷받침되야 한다는 고정 관념의 벽을 뛰어넘게 했다. 정제된 데이터 즉 '메타데이터'가 없이도 강화학습을 통해 알파고제로와 같은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비지도 학습' 통한 자연어 처리

올해 딥러닝에 대한 연구는 비지도 학습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비지도 학습의 우선적인 적용 분야는 자연어 처리를 통해 전문가적인 지식에 답변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문직 종사자와 지식 소통이 가능한 수준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개발에 국내외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다. 

비지도 학습을 통한 금융, 법률 특허 등 전문적 분야에서 자연어 질의 응답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포털사이트에 "신장결석으로 충격패쇄석 수술을 했는데, 수술시 보험금 지급이 가능한가요?", "특허출원사와 중복되는 선행특허는 무엇인가요?"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기계가 상황에 맞는 답변을 하기 어렵다.

단어 자체의 뜻을 이해하고 일차원적으로 답하는게 아닌, 문장이 주는 의미를 상황에 맞도록 분석하고, 적절한 답을 찾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이와 같은 전문적이고 복잡한 상황 분석이 필요로 하는 질문에도 답할 수 있도록 하는 수준이 되면, 이 기술을 많은 단말기에 사용되도록 함으로써 응용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된다.  

 

◆AI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국내 기업들

알파고 이후 국내 기업들도 인공지능에 적극 뛰어들었다. 인터넷플랫폼사업자와 통신 및 제조사업자간에는 행보가 조금 차이가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은 상용화와 원천기술 개발을 동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AI 연구개발 생태계를 주도하려고 하고 있다. 그간 포털사이트를 통해 쌓아온 데이터는 이들의 최대 강점이다. 

투자규모도 대폭 확대중이다. 네이버는 인공지능에만 1년에 1조씩 투자한다는 말이 돌 정도다.  

인터넷플랫폼 사업자와 달리 통신사 및 제조사들은 상용화에 중심을 더 두고 있다.

AI스피커를 가장 먼저 출시한 기업도, 통신사인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 보다 늦게 뛰어든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제품 출시를 통한 상용화에 초점을 뒀다. 

<사진 / 뉴스비전e>

삼성전자 역시 자사의 AI 음성인식비서 플랫폼을 하반기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장착해 내놨다. 특히 삼성전자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력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ETRI의 핵심 인력은 삼성전자로 이동했다. 

기업 뿐 아니라 정부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전략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인공지능사업 기획추진단을 만든 이후 올해 4차산업혁명위원회 출범 및 1차 회의를 개최했다. 

1차 회의를 통해 정부는 4차산업의 기본골격인 인공지능·사물인터넷·빅데이터 투자를 확대하고, 자율주행차·스마트공장·드론 산업 등 4차산업혁명 선도분야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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