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이진구 기자] 투자도 AI 시대다. 각종 경제지표나 인터넷상의 정보를 모아 투자하는 방식을 벗어나 AI에 기반을 둔 투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2017년에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AI 스타트업이 있다. 이 스타트업은 AI를 기반으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경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AI 스타트업 ‘오비털 인사이트(Orbital Insight)’다.

오비털 인사이트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후 경제와 관련된 최신 정보를 가공해 제공하고 있다.

<사진 / skyperfect>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017년 11월 정정 불안으로 흔들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밀’을 폭로 하는 기사를 게재했는데, 2016년 1분기를 기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발표하는 원유 저장량 수치가 현실과 괴리를 보이기 시작한다고 밝힌 것이다. 

사우디의 원유 저장량은 사우디 정부가 발표한 데이터보다 실제로는 훨씬 많다고 폭로한 것인데, 사우디는 외국인의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는 등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어, 사우디 정부가 은폐한 원유 저장량 데이터를 어떻게 입수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익명의 정부 요인이나 석유 메이저, 아니면 강대국의 정보기관 등을 떠올려 볼 수 있지만 사실 FT 기사에서 언급한 정보 소스는 미국의 스타트업 ‘오비털 인사이트(Orbital Insight)’ 였다.

오비털 인사이트는 위성사진을 인공 지능(AI)으로 분석해 전세계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경제 활동의 최신 흐름을 파악해 주는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으로 정부기관들이 정확히 발표하지 않는 정보,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정보들을 자체 기술을 통해 산출해 제공하고 있다.

오비털 인사이트의 AI가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사우디의 원유 탱크를 전면 재조사한 결과, 석유 산업의 조사 기관이 과거 산출했던 것보다 2배가 많은 원유 탱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성에서 촬영된 원유탱크 모습 <사진 / skyperfect>

또한, 2014년 이후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AI로 추정한 사우디의 원유 저장량과 사우디 정부가 국제기구인 JODI(Joint Organizations Data Initiative)에 보고해 온 데이터 역시 불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털 인사이트는 지난해에도 중국 원유 저장량이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많다는 사실을 밝혀내 일약 월가가 주목하는 유망 스타트업으로 떠올랐는데, 당시 오비털 인사이트는 중국 전역을 촬영한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2,000개가 넘는 중국의 원유 저장탱크를 찾아냈다.

오비털 인사이트는 최신 AI 기술을 토대로 이제는 작은 스타트업의 정보 수집능력이 정부기관을 앞서는 시대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딥러닝을 비롯한 AI 기술과 이미지 인식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이제는 일개 민간 기업이 수백만에서 수천만 장의 위성사진을 분석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잠재력을 인정받은 이 스타트업은 글로벌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세콰이어캐피털을 비롯한 주요 VC로부터 총 8,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오비털 인사이트가 위성사진에서 뽑아내는 정보는 다방면에 걸쳐 있으며, 이들이 정부기관에 앞서 발표하는 데이터는 미국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활용되고 있다.

이들이 스스로 꼽고 있는 자신들의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이유 세 가지는 '민간 위성 회사들의 등장', '딥러닝을 비롯한 AI의 발전',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이다. 

이 중 클라우드 컴퓨팅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는데, IT 인프라에 전혀 투자를 하지 않고 30년치의 위성사진을 저장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오비털 인사이트는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위한 IT 인프라로 아마존 웹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향후 오비털 인사이트와 같은 AI 스타트업이 활약하는 분야는 비약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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