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배 디에스피원 부사장 >

미국의 서해안 도시인 샌프란시스코에 인접한 계곡지대로서 세계 소프트웨어산업 중심지인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

애플을 비롯해 휴렛팩커드 · 인텔 · 페어차일드 등 4천여기업이 자리잡고 있는 실리콘밸리는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의 산실로 일컫어지고 있다.

이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창업기업들이 마치 연예인들이 실제 나이를 몇살씩 줄이는 것처럼 창업시점을 바꾸고 있다고 한다.

미래의 혁신적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기업 나이가 많은 것은 자산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설립연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에버노트(Evernote)의 CEO 크리스 오닐(Chris O'Neil)은 필기용 아이폰 앱이 런칭되어 회사 기반이 잡힌 2008년 6월 24일을 창립기념일로 정했다.

< Evernote >

하지만 에버노트는 2002년 설립됐으며 2004년엔 아이폰앱의 프로토 타입인 윈도PC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오닐 회장은 기업 연혁에 있어 중요한 날이 많은데, 그 중 가장 의미 있는 날을 설립일로 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에버노트는 설립일을 2002년, 2005년, 2007년으로 연이어 바꿨다.

벤처 투자자들은 창업기업들이 짧은 시간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위해 가장 어린나이를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부 기업대표들은 설립일자를 정당화 하기 위해 설립동기 등을 구성하는 철학을 내놓기도 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할리우드 현상'이라고 불리고 있는 이러한 경향에 대해 일부 벤처투자자들은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 기업들이 설립연도를 조작하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으며, 공식 문서가 있기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진짜 나이를 감추는 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카우보이 벤쳐스 (Cowboy Ventures)의 파트너인 테드 웡(Ted Wang)은 "이같은 행동이 일반적으로 무해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창업스토리를 자유롭게 쓴다"며 '특히 ICT 기업들이 주 생산품이나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장 세분화 방식을 자주 바꾸는 상황에서 이런 유연성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창업연도를 수년간의 시간이 소요된 제품 개발 초기가 아니라 솔루션이 출시된 날부터 산정하고 있다.

윈도 글래스를 만드는 View Inc는 Echoronics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07년초까지 개발을 했으나 초기 기술적 접근방식이 실패하자 전체 스탭이 바뀌고 새 CEO 레오 머프리(Rao Mulpuri)가 회사를 매입햇으며 개발에 성공한 2009년을 설립연도로 정하고 2012년 현재의 View Inc로 사명을 바꿨다.

벤처투자사들은 스타트업들이 창업시점을 조정하는 것은 신뢰를 손상시키는 슬픈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룻밤에 성공했다는 프리미엄을 얻어 기업가치를 높이고 투자금 유치를 쉽게 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지적이다.

< 스티브 잡스 >

애플의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세계적 명문 스텐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계속 갈망하라, 계속 우직하게(Stay hungry, Stay foolish)' 라는 유명한 졸업연설을 했다.

또한 '돈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한 것이 아니라 열정적으로 일했더니 돈이 생겨 있더라'라는 명언도 남겼다.

실리콘 밸리 뿐만 아니라 국내 스타트업 CEO들도 가슴에 새겨볼만한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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