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배 디에스피원 부사장 >

최근 한 버스 운전기사가 억울한 누명을 쓴 일로 우리사회가 시끄러웠다,

지난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버스에서 어린 아이만 먼저 내리고 문이 닫히자 미처 내리지 못한 엄마의 정차 요구를 운전기사가 무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글이 게재됐다.

버스 운전기사가 7세 여아 엄마의 말을 무시했다는 이 글이 온라인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운전기사를 향해 일제히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버스 내부의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결국 외곡된 '미디어 리터리시'로 인해 한 사람이 무차별적으로 여론의 마녀사냥을 당한 셈이다.

미디어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미디어 리터리시(media literacy)'.

미디어 리터리시는 내가 소비하고 생산하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볼 줄 아는 능력으로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미디어의 정보제공자가 사실만을 전달하진 않으며 우리가 어떤 것을 믿게끔 유도하기도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능력까지 포함하고 있다.

요즘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 뉴스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자료의 출처와 함께 동일 출처에서 나온 다른 이야기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며, 뉴스가 한쪽 의견 혹은 특정 관점으로 편향된 것은 아닌지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편, 안전한 인터넷 이용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인 미국의 'ConnectSafely'가 교사와 부모를 위해 '가짜 뉴스 및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지침서'를 발간해 눈길을 모은다.

< 가짜뉴스 ·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지침서 >

지침서엔 가짜 뉴스와 미디어 리터러시가 무엇인지, 사실과 의견 간 차이, 가짜 뉴스를 확인하는 방법과 이에 대응하는 절차 등을 담고 있다.

글의 저자를 확인할 필요도 있으며, 저자가 발표한 다른 글이 있는지, 다른 사람들은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글의 진위가 의심스러우면 내용 일부를 검색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가짜뉴스 · 정보를 극복하고 자신의 감정을 외부의 유혹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스스로 지켜 나갈 수 있는 능력인 감정지능(emotional intelligence) 함양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감정 지능 향상을 위해서는 ◇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접할 때는 언제나 자신의 감정이 정보 제공자에 의해 유도 · 조장되지는 않는지 확인 ◇ 자신의 감정이 유도 · 조장된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유도되는지를 지각 ◇ 정보 제공자에 의해 유도 · 조장되는 감정을 극복하고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잘못된 정보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

또한 잘못된 정보를 접했을 때 신고를 하거나, 잘못된 정보라는 사실을 남에게 알려 주는 것, 잘못된 정보에 수정 의견을 담은 댓글을 올리는 행동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부터 잘못된 정보를 게시하지 않겠다는-능동적인 사고만이 우리사회의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 수 있는 첫 걸음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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