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현도 코윈스 대표 >

국내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단순히 따돌림이나 폭행 수준에서 넘어서, 폭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범죄 수준으로까지 악화되고 있다.

교육 심리학자들은  제역할을 못 하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사건이 일어나면 은폐 · 축소에만 급급한 고위 교육자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SNS의 급격한 확산'이 이러한 학교 폭력 심화의 큰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다. 

비대면-즉 익명이라는 특성 때문에, SNS상의 왕따나 끈질긴 막말부터 시작해서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학교 폭력으로까지 발전된다는 것이다.

가해 학생들이 "기왕 감옥 갈거면 더 때리자"라고 말했다는 뉴스를 듣고, 필자는 문득 얼마전에 본 기사가 생각났다.

바로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협의회가 '사이버 폭력 백신 앱'을 개발했다는 소식이었다.

페이스북과 이노션이 협업해 개발한 ‘사이버폭력 백신 앱'을 실행하면 사용자의 휴대폰으로 폭언·욕설·성희롱 발언 등이 담긴 모바일 메신저·문자메시지 등이 지속 전송된다.

< 사이버 폭력 백신 앱 / 뉴스비전e >

학교 폭력 및 사이버 따돌림이 피해자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를 그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라'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앱이 필요할 정도로 우리 청소년들의 정서가 메말라 있고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구나'라는 느낌에 가슴이 답답해 졌다.

다행스러운 건, 대전경찰청 등 17개 학부모 단체 및 교육단체가 함께 이 '사이버 폭력 백신 앱'을 사용해 캠페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전국 일선 중고교 등에서 이 앱을 교육자료로 활용하겠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은 그 나라의 미래다.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우리 청소년들을 잘 선도해야 한다.

물론 사랑으로 보다듬어야 하겠지만, 죄의식을 잘 느끼지 못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친구를 괴롭히는 건 - 남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라는 사실은 정확하게 교육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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